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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활동故홍정운 현장실습생 촛불추모제(2021.10.28)

2021-10-29
조회수 968

故홍정운 현장실습생  촛불 추모제

여수 현장실습생 故홍정운 학생의 명복을 빕니다.
되풀이되는 현장실습생 사망사고, 이제는 멈춰야 한다.


•일시: 2021.10.28.목 오후 7시

•장소: 여수 시청 앞 공간(헌화소 앞)

•내용: 추모영상, 발언, 추모시, 노래 등

•주최: 故홍정운 현장실습생 사망사고 진상규명 대책위 

•주관: 여수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 연대 발언: 김태성 공동대표(여수연대회의 상임대표)

  • 추모시 낭독: 이현종 전(前)상임대표


추모시

고 홍정운님을 추모하며

                                    이현종

 

바람이 차가웁지만

이 바람 아무리 차가워도

뜨거운 어미의 눈물을 어찌 식힐 수 있으랴.

따뜻한 아침밥 먹여

내보낸 아들아

검은 물결이 너의 턱위로 차오를 때

아들아, 얼마나 두렵더냐.

그 무거운 납덩이가 너의 허리를 끌어내릴 때

아들아, 얼마나 떨리더냐.

그런데 아들아

또 그들은 제도를 개선하겠다며

악어의 눈물을 흘리겠지.

너를 대신해서 그들에게 할 말이 있다.

 

당신들은 아느냐

당신들의 가슴에 따뜻한 피가 흐른다면,

우리 노동자에게도 따뜻한 피가 흐르는 것을 아느냐.

당신들의 아들이 50억씩 챙길 때

우리 노동자의 아들은 50억은 아니라도

8시간 노동에 최저임금이라도 인간대접 받으며 살고 싶다는 서러움을 당신들은 아느냐.

 

당신들은 우습겠지.

가난한 밥상이지만 알콩달콩 아침밥 나눠먹고 나간 아들이

밤이 되어도 어둠이 깊어져도 돌아오지 못하는

서로운 노동자들의 아픔이

당신들은 우습겠지.

그래서

당신들은 책상머리에 앉아

제도개선을 하겠다, 대책을 세우겠다 했었지만

당신들은 늘 가진 자의 편이었어.

그래서 정운이는 별이 되었어.

오늘도

당신들은 악어의 눈물을 흘리고 있겠지만

17년 살아온 정운이는

기쁨도 희망도 송두리째 잃어버렸어.

 

당신들은 알아야 해.

정운이를 17년 간 세끼 밥으로만 키운 게 아니라는 것을.

때로는 가슴이 터지도록 뜨겁게 껴안아주었고

때로는 아들의 등뒤에서 가난한 부모의 눈물을 훔치며

그렇게 지내온 17년이었어.

그런데 그 뜨거웠던 시간도, 그 소박했던 소망도

당신들의 책상머리 제도개선 때문에

당신들의 돈벌이 수작 때문에

모두 끝나버렸어.

당신들은 알아야 해.

노동자가 돈벌이 기계의 부품이 아니라는 것을.

당신들은 알아야 해.

학생들이 까라면 까야하는 노예가 아니라는 것을.

 

정운아.

저 푸른 하늘의 별이 되었을 정운아.

안 되는 것은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을 가르쳐주지 못해 미안하구나.

저 푸른 바다의 새가 되었을 정운아.

옳지 않은 것은 옳지 않다고 말하는 것을 가르쳐주지 못해 미안하구나.

정운아

저 멀리서 내려다보고 있을 정운아

별이 되어 빛을 내다가

춘3월 어느 봄날 꽃이 피거든 벌나비 되어 오려무나

4월 5월이라도 꽃이 피거든 꽃향기 풍기며 엄마 품으로 날아오려무나.

그 때는

그 때는 말이야

피다가 지는 꽃이 없는 세상으로 너를 반겨주마.

그 때는

그 때는 말이야

피다가 꺾이는 꽃이 없는 세상으로 너를 안아주마.